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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아파트
    새로운 발견, 생활 활용 2024. 10. 28. 12:32

    오늘 강아지와 아파트 단지를 돌며 못 보던 요크셔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여리고 여려 보이는 요크셔는 머리에 핀을 꽂고 가벼운 꽃무늬 패딩 조끼도 입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앞서 걷는 할머니가 주인이신 듯했습니다.
    요크셔는 아장아장 잘 걸어가다,
    제 강아지와 눈을 마주치고 웃는 듯하기도하고 수줍은 듯한 얼굴을 하는 듯보였는데 이는 제 상상 탓인가요? 요크셔의 얼굴이 마치 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요크셔는 너무도 순하고 지나는 사람들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고 걷는 것이었습니다.
    제 강아지는 짖기 바쁜데 말이죠.




    그런 강아지가 강아지로만 보이던 제 강아지는 열심히 쎅쎅거리며 요크셔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철 없는 것.




    요크셔는 뒤따라 오는 제 강아지와 저를 자꾸 뒤돌아보고 걸었고 자꾸 저에게 오고 싶어했습니다. 제 강아지가 그런 요크셔를 보고 짖자 요크셔는 납작 엎드려 보기도하고 그러다 할머니를 뒤를 또 따라가기도 하고  또 제게 오고 싶어 뛰어오다 멈추기를 반복하더니 이내 아쉽게 가버렸습니다.

    어디서 저렇게 이쁜 것이 왔을까.

    저는 한참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창문 속속에 살고 있을 사람들. 제가 모르는 사이에 이사를 가고 이사를 오고  아는 사람들끼리 마실도 가고 혼자 사색도 즐기고 각자 바쁜 삶을 살고 있을 아파트.

    이런 아파트 창문 가까이에 무럭무럭 자라는 식물들에는 때마다 새싹이 돋아나고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생명체들이 새끼를 낳거나 주인따라 이사오기도 하고
    저 작은 요크셔처럼 그들이 아파트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같지않은 느낌은 뭘까요.
    우리는 이처럼 작은 생명체하고도 서로 이웃이 되었군요.

    사람들만 사는 아파트가 아니라 이젠  사람이 아닌 작은 생명들과도 함께 사는 아파트가 된것입니다.
    나무에 지저귀는 새들 정원수도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아파트 생활이 즐거워졌습니다. 이웃간에 기르는 강아지 얘기가 이야깃거리가 되고 외출시 보기 힘든 예민한 이웃집 고양이가 모처럼 유모차를 타고 나와 수줍어 하던 모습도 정겨운 모습으로 기억이 되었습니다.

    아파트는 차가운 이미지의 대명사였습니다. 소통할 수없는 대명사이고 다닥다닥 붙어 살아서 이미지도 안좋은, 그러나 평지가 작은 우리나라에는 어찌보면 적합한 주택이 되고 더 앞서가 아파트끼리 경쟁하며  브랜드아파트는 꾸준히 그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파트로 자존심을 세우고 단지에 다른 지역 이웃이 들어오는 것을 보란 듯이 막는 곳도 있습니다. 아파트마다 제 값이 다른 이유는 알겠으나 사람마저 그리 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겠죠. 보는 눈에 차이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입니다. 사람사는 곳은  세계 어디든 다 똑같습니다. 그래봐야 사람이지요.
    마음과 인식이 그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그것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아파트는 주거환경이 외부로부터 좀더 안전하게 보장이 되어 있다 뿐이지 그안의 숨쉬는 삶은 다 비슷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저는 이 작은 생명들이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아파트. 이제 삭막함의 대명사의 타이틀을 때줘도 되지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좀더 솔직해 보자고요.
    우리의 깊은 속마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이웃과 소통도하고 나름 수년째 말을 걸지않고 얼굴만 알던 이웃에게 이젠 먼저 인사도 하고,  어쩌면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하니 그들에게 친밀감마저 듭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에  나름 사람냄새 나는 삶을 현대 사람들 스스로 터득해가는 것 같습니다.
    익숙한 작은 생명체에 아는 척하며 인사도 하고 낯선 새들의 방문을 모두가 베란다로 유심히 지켜 보기도 하고
    명절이 지난 후 아파트에 돌아와 산책하는 평온함을 느끼기도합니다.



    사실 이 모두를 누리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 서로의 보이지 않는 공감과 배려의식이 선행되어야 가능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얼마전 새끼를 버리고 도망간 고양이의 행방을 찾아, 새끼와 닮은 어른 고양이를 눈여겨 보았었는데 누구는 맞다하고 누구는 아니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갑자기 수위실에 있던 새끼 고양의 안부가 궁금 해지네요.

    높은 아파트, 꿈같은 높이만 올려다 볼 것이 아니라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정서적인 아파트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아파트의 그 높이에 따라 아파트의 삶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살기 좋은 아파트가 진짜 집입니다.

    낙엽이 예쁜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며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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