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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안다는 것새로운 발견, 생활 활용 2024. 11. 7. 09:12
가을이 왔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부지런한 모습.
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에서 향수란 노래가 나왔습니다. 이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
다들 아시겠지만 향수는 시인 정지용님의 시를 노래로 만든건데요.
시인 정지용님은 충북 옥천 출신이시고 짱짱한 프로필을 갖고 계십니다.
이 향수는 일본 유학시절 고향을 그리워하며 쓰신 시라고 하는데요.
시대를 초월해 지금 들어도 이 시의 내용이 눈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한소절한소절에서 당시의 우리나라의 풍경을 느낄 수 있고 들을 수록 진한 사골 같이 우러나는 당시의 그리움이 이 시대에서도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시 속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시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저는 이 시 속에서 주위에 많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들이 그때도 해마다 지금처럼 옷을 갈아입고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계절 같습니다. 한해를 마감하려 달려가는 이 시점에 차분한 정리를 해보라는 듯말이죠.
단풍은 가을엔 햇살이 적어져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나뭇잎이 색이 변하고 나무로부터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그대로 낙엽이 되는 건데요.
이렇게 나무가 나뭇잎을 낙엽되어 떠나 보내는 이유는 자신이 살기위한 거라고 하더군요. 추운 겨울 나뭇잎에 수분이 남아있으면 오히려 나무를 상하게도 죽게도 할 수도 있다고합니다.
자연은 알수록 신기한것 같습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이런 나무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를 안다는 것, 그건 이런게 아닐까.
자연은 때를 잘 알고 있구나.
그리고 나무는 때론 낙엽을 그리워하겠구나. 자신에게 붙어 오랜시간 살아온 그 아이를.
나무도 성장하며 낙엽을 보내는 것에 불만도 있었겠죠? 이해 못 할 자연의 섭리에 반항도 하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터득했을 것입니다. 때가 온다는 것을.
덕분에 나무는 어쩌면 자신이 땅에 심겨진 때부터 낙엽을 통해 숱한 겨울 준비를 하고, 그 낙엽을 보내는 때를 알고 살아온 결과 오랫동안 그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때를 모릅니다. 미약하기 짝이없지만 이 가을, 강한 생명력을 지닌 나무를 보며 때는 매 순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온다는 진리를 새삼 다시 깨달았습니다.
향수를 들으며 시간을 초월한 이 시점에, 나는 나무처럼 겨울을 잘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깊은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이 또한 오랜시간이 지나면 지난 향수처럼 이 순간 순간이 기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은 짧습니다. 올해도 좋은 한 해로 기억되시길 바랍니다.